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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 이상 “죽음 관련대화 거의 안 해”

이한솔 / 기사승인 : 2019-07-02 10: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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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지 죽음 경험, 죽음 관련 대화 유도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죽음에 관한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신의 죽음 장소에 대해 대화를 두 번 이상 나눈 비율은 20%에도 못 미쳤다.

2일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철민 교수팀이 2018년4월 서울 강남에 사는 성인 1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한국인의 죽음 관련 의사소통 및 죽음 관련 가치관 확신 정도에 대한 조사)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죽음 자체, 자신이 죽는 것,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장소, 장례 방식, 죽음 이후의 현실적인 문제(경제적 문제 등), 임종기에 받고 싶은 의료 서비스, 임종기에 받고 싶은 연명의료 수준 등 7가지 죽음 관련 대화 주제를 놓고 ‘가끔 혹은 비교적 자주’ 대화를 나눈다는 비율이 모두 절반에 못 미쳤다.

죽음 자체와 자신이 죽는 것에 대해 ‘가끔 혹은 비교적 자주’ 대화하는 비율이 각각 47.3%·34.0%로, 비교적 높았다. 구체적인 죽음의 과정과 연관된 죽음 장소(16.1%)·장례 방식(17.9%)·현실적인 문제(18.8%)·임종기에 받고 싶은 의료 서비스(17.9%)·임종기에 받고 싶은 연명의료 수준(20.6%)을 놓고 ‘가끔 혹은 비교적 자주’ 대화하는 비율(괄호 안)은 매우 낮았다.

전체 응답자의 52.7∼84.0%가 7가지 죽음 관련 대화를 한 번도 나누지 않았거나 한 번 정도(자의에 의한 대화일 가능성이 낮음)도 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죽음 관련 대화 경험이 있는 응답자에게 대화 상대방이 누구였는지를 질문했더니(복수응답 허용) 친구(37%)·부모나 자녀(25%)·배우자(14%)·직장 동료(10%)·형제(9%) 순이었다.

죽음 관련 대화를 나누는 데 방해가 되는 요인(복수 응답)으론 ‘특별한 이유 없음’이 34.8%로, 가장 많았다. 죽음 관련 대화를 나눌 때 ‘불안’(21.4%), ‘불편’(19.6%)한 마음이 드는 것도 죽음 관련 대화를 방해했다. ‘바빠서 죽음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응답도 있었다(18.8%).

죽음 관련 대화를 나누는 데 도움이 된 요인(복수 응답)으론 ‘가족·친지의 죽음 경험’(51.8%)이 가장 많았다. ‘다른 사람의 죽음 과정을 미디어로 경험’(28.6%), ‘가족·친지·자신이 질병 경험’(27.7%)도 죽음을 대화 소재로 이끌어냈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죽음 관련 의사소통을 터부시하는 사회·문화적 요인이나 죽음을 나와 먼 문제로 느끼는 개인적 요인 등이 우리 국민의 죽음 관련 대화가 적은 이유로 여겨진다“며 ”죽음 관련 대화를 많이 할수록 죽음 관련 가치관에 대한 확신 정도가 3.5배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한국 사회에서 죽음 관련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빈도가 매우 낮고, 그 결과 죽음 관련 개인 가치관의 수립도 미미하다는 것.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존엄한 죽음을 위해선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완화의료 시설 확충 등 제도적 뒷받침에 발맞춰 ‘죽음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lhs783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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